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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rdWorks Talks About Human Death & Thanatology

 하드웍스
  죽음의 현장에서

원론의 관점에서 보자면 '죽음'의 상대어는 '삶'입니다. 

인간의 몸을 입고서 죽음으로부터 초월할 수 있는 존재가 있다면 또다른 적절한 상대어를 찾아야 하겠지만요.

그러면 삶과 죽음은 서로 멀리 떨어져 결코 닿을 수 없는 곳에 있나요? 일견 거대한 괴리와 간극이 있는 것 같지만 사실은

이 둘은 등을 맞대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남극과 북극이 서로 반대편에 놓여져 있지만 결국 하나의 지구행성을 이루고 있는 것처럼, 동전의 양면이 결국 한 덩어리인 것처럼 말이죠.

 

이 죽음이란 것의 정체는 살아있는 자의 지각 밖에 있기에, 또 살아있는 동안 경험할 수 없는 것이기에 좀처럼 알 수 없는 것이 되었습니다. 사자무언, 죽은 자는 말이 없죠. (그렇다고 임사체험자가 말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는 흔히 알지 못하는 것에 두려움을 느낍니다. 그 미지에 대한 경외는 신화와 전설이 되고, 미신과 종교로 이어지는 토대가 되었습니다.

 

우리는 그동안 삶이라는 눈 앞에 펼쳐진 앞쪽 방향만을 보고 걷느라 우리의 등짝까지 제대로 살펴볼 기회를 얻지

못했는지도 모릅니다. 때로는 벌레가 물고, 햇빛이 내리쬐어 등이 따가웠지만 갈 길을 재촉하느라 굳이 뒤까지 손을 뻗어 조사해보지는 못했나 봅니다.
어쩌면 죽음에 대한 섣부른 호기심을 부추키면 되려 죽음을 앞당길지도 모른다고 상상했던 것은 아닐까요?
모르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란 언제나 무시무시하니까요.

 

죽음학이란 어쩌면 삶을 추구하는 학문입니다. 신학 개론에 '신학이란 인간학이다' 라고 정의한 것과 같습니다.
하드웍스의 궁구는 죽음 현장에 초대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그곳에는 사람이 죽었다는 증거인 피와, 미처 수습되지 못한 인체조직의 잔해들이 있죠.
생명을 잃은 인간 육체가 썩으면서 만들어낸 강렬한 냄새가 그대로 머물러 있습니다.
바닥은 기름기로 미끌거리고, 온난한 계절이라면 셀 수 없을만큼 많은 구더기가 기어다닙니다. 
구더기와 파리야말로 죽음현장에서 새롭게 삶을 시작한 아이러니한 동물들 아닌가요?

 

자살과 타살, 고독사, 사고사, 자연사...다양한 방식의 죽음이 있고, 그 현장엔 서로 다른 색깔과 형태가 있습니다.
하드웍스의 죽음학은 책상머리가 아니라 그런 죽음의 현장에서 비롯되었습니다.  현장에서 느끼는 놀라움, 두려움,

역겨움의 반복은 결국 의문으로 바뀌었습니다.

그 의문이 쌓이고 쌓여 결국엔 연구하는 태도가 되었습니다.

 

                     인간의 죽음이란 무엇인가?

                     죽음은 끝인가?

                     죽음은 축복인가, 저주인가?

                     죽음은 애도해야 할 일인가, 축하해야 할 일인가?
                     죽음은 고통인가, 황홀인가?

                     자살은 정말 나쁜 것이고, 막아야만 하는 일인가?

                     죽은 뒤에는 과연 어떤 세계가 펼쳐지는가?
                     죽음 뒤에는 '관찰하고 느끼는 나'라는 의식마저 소멸하는 것인가?

                     끝도 없는 의문과 의문들...

 

하드웍스는 블로그와 웹사이트, 저술을 통해서 죽음과 관련된 책과, 아티클, 영화, 미디어, 예술작품 등 다양한 자료들을

소개하며 생각을 나누고자 합니다. 

그리고 하드웍스의 생각들을 다양한 필진의 칼럼으로 소개하고자 합니다. 

죽음에 대한 적극적인 연구와 논의가 마침내 나와 우리 공동체를 건강하게 만드는 근간이 되고,

삶의 본질을 이해하는 튼튼한 주춧돌 중 하나가 되리라 믿기 때문입니다. 
 

                                                                                                                                                                            ― 하드웍스 김완

무덤 사이를 거닐면서
하나씩 묘비명을 읽어본다.
한두 구절이지만
주의깊게 읽어보면 많은 얘기가 숨어 있다.
 
그들이 염려한 것이나
투쟁한 것이나 성취한 모든 것들이
결국에는 태어난 날과
죽은 날짜로 줄어들었다.
살아 있을 적에는
지위와 재물이 그들을 갈라 놓았어도
죽고 나니
이곳에 나란히 누워 있다.
 
죽은 자들이 나의 참된 스승이다.
그들은 영원한 침묵으로 나를 가르친다.
죽음을 통해 더욱 생생해진 그들의 존재가
내 마음을 씻어준다.
 
홀연히 나는 
내 목숨이 어느 순간에 끝날 것을 본다.
내가 죽음과 그렇게 가까운 것을 보는 순간
즉시로 나는 내 생 안에서 자유로워진다.
남하고 다투거나 그들을 비평할 필요가 무엇인가.

 


                                                                           ― 임옥당 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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